“또 중이염이래요”라는 말을 들을 때
제 진료실에 오시는 보호자분들 중에는 “이번 겨울에만 벌써 세 번째예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감기에 걸릴 때마다 며칠 지나 귀를 만지고, 소아과에서 항생제를 받아오고, 열은 내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이런 경우 보호자분들은 흔히 “우리 아이는 귀가 약한가 봐요”라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귀 자체보다 그 앞의 과정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왜 소아는 성인보다 자주 반복될까요
소아의 중이와 코 뒤쪽을 잇는 이관(귀인두관)은 성인보다 짧고 각도가 완만해서 콧속의 분비물이나 염증이 귀 쪽으로 쉽게 넘어갑니다. 이것이 소아 중이염이 대부분 감기 뒤에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코가 막히고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상태가 며칠 이어지면, 그 염증이 이관을 타고 중이까지 번지는 흐름이 생깁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흐름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되는 아이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런 경우를 국소적인 문제로만 보지 않습니다. 감기에 걸리는 빈도 자체, 그리고 걸렸을 때 회복하는 속도가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면역 기능이 아직 자리잡는 과정에 있는 아이는 같은 감기에도 코 안의 염증이 더 오래가고, 그만큼 귀로 넘어갈 기회도 늘어납니다.
삼출성으로 남는 경우
급성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중이 안에 액체가 남아 삼출성 중이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열이나 통증 같은 뚜렷한 증상 없이 소리가 먹먹하게 들리는 정도로만 남기 때문에 보호자가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TV 소리를 크게 하거나, 부르는 소리에 반응이 늦어지는 정도로 나타나는데, 이 상태가 길어지면 학습이나 언어 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저는 이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귀만 보지 않는 이유
한 해에도 여러 번 반복되는 아이를 진료할 때 저는 귀 안쪽만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코 점막이 얼마나 부어 있는지, 콧물의 양상은 어떤지,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있는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코와 귀는 이관으로 이어진 한 통로이기 때문에, 코 상태를 정리하지 않으면 귀 쪽 문제가 다시 돌아오는 흐름을 끊기 어렵습니다.
반복되는 아이들의 원인을 정리하면 대개 다음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 감기에 걸리는 빈도 자체가 잦은 경우
- 코 염증이 회복까지 오래 걸리는 경우
- 이관 구조상 코의 염증이 귀로 잘 넘어가는 경우
이 세 가지가 겹치면 겹칠수록 반복 횟수도 늘어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의 전반적인 컨디션과 감기 빈도부터 함께 확인하는 편입니다.
진료 안내
영등포미소로한의원은 5·2호선 영등포구청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있습니다. 화·목요일은 밤 9시까지 진료하고 있어 낮 시간 방문이 어려운 보호자분들도 아이와 함께 들르실 수 있습니다. 영등포·여의도·당산·신도림·목동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