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이 배긴다고 다 티눈은 아닙니다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발바닥이 배겨서 티눈이라 생각했는데 사마귀라고 하네요”라는 말을 하십니다. 실제로 모양만 보면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둘 다 발바닥 특정 부위가 하얗고 두껍게 올라오고, 걸을 때 배기는 느낌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기는 이유 자체가 다릅니다.
티눈은 압력이 만들고, 사마귀는 바이러스가 만듭니다
티눈은 특정 부위에 반복적으로 압력이나 마찰이 가해지면서 피부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각질을 두껍게 쌓아 올리는 현상입니다. 신발이 맞지 않거나 걸음걸이가 한쪽으로 치우칠 때 잘 생기고, 압력의 원인을 없애면 대개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반면 사마귀는 인유두종바이러스가 피부 표피에 침투해서 생기는 병변입니다. 바이러스가 자리를 잡은 뒤에도 피부는 똑같이 각질을 두껍게 만들어 덮으려 하기 때문에, 겉모습이 티눈과 거의 같아 보입니다. 이 지점에서 혼동이 시작됩니다.
왜 하필 압력받는 자리에 잘 생길까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발바닥은 체중을 지지하는 부위라 미세한 상처나 갈라짐이 반복적으로 생기기 쉬운 자리입니다. 바이러스는 온전한 피부보다 이렇게 미세하게 손상된 각질층을 통해 훨씬 쉽게 침투합니다. 즉 압력과 마찰이 만든 미세한 틈이 바이러스가 들어올 통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발바닥 사마귀는 걷는 습관이나 신발과 무관하지 않으면서도, 단순히 압력만 없앤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티눈처럼 깎아내고 압력을 줄여도 병변이 그대로거나 오히려 개수가 늘어난다면, 이미 바이러스가 자리를 잡았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깎아내는 것만으로는 이유가 남습니다
티눈은 원인이 되는 압력을 없애면 자연히 줄어들지만, 사마귀는 겉으로 보이는 부분을 제거해도 바이러스가 표피 아래 남아 있으면 같은 자리나 주변으로 다시 번질 수 있습니다. 특히 면역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져 있는 시기에는 바이러스가 억제되지 않고 오히려 더 넓게 자리를 잡습니다. 저는 영등포에서 발바닥 병변을 보러 오시는 분들께 겉모습보다 재발 양상과 최근 몸 상태를 함께 여쭙습니다. 몇 번을 지져도 같은 자리에서 다시 올라온다면, 병변 제거보다 그것이 자리 잡게 된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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