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했는데 왜 계속 약을 먹으라고 하나요”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말입니다. 이비인후과에서 하비갑개 축소술이나 비중격교정술을 권유받고 실제로 수술을 받은 분들 중 상당수가, 수술 후에도 항히스타민제나 스프레이를 손에서 놓지 못합니다. 수술을 결심할 때는 “이제 코가 뚫리겠구나” 하는 기대가 있었을 텐데, 막상 겪어보면 코막힘은 좀 나아졌는데 재채기와 콧물은 그대로거나, 그마저도 몇 달 지나면 서서히 되돌아온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이 지점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분들에게 저는 수술이 다루는 대상과 알레르기 비염이 다루는 대상이 애초에 다르다는 점을 먼저 설명합니다.
수술은 구조를, 비염은 반응을 다룹니다
하비갑개 축소술은 코 안쪽에서 부풀어 있는 점막 조직의 부피를 줄여 공기가 지나갈 물리적인 공간을 넓히는 수술입니다. 비중격교정술은 휘어진 뼈와 연골을 바로잡아 좌우 통로의 균형을 맞추는 수술입니다. 둘 다 구조를 교정하는 방법입니다.
반면 알레르기 비염은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점막이 먼지, 온도 변화, 특정 항원에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콧속 점막에 있는 비만세포가 별것 아닌 자극에도 히스타민을 쏟아내면서 재채기, 콧물, 가려움이 시작됩니다. 이 반응의 문턱 자체는 수술로 손댈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그래서 구조가 좁아 막혀 있던 코는 수술로 넓어져도, 점막의 과민한 반응성은 수술 전과 크게 다르지 않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 후 재발이 아니라 원래 남아 있던 부분
수술 후 몇 달은 부기가 가라앉으면서 상태가 좋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며 다시 증상이 올라오는 경우를 저는 재발이라기보다 원래 남아 있던 면역 과민 반응이 다시 드러나는 과정으로 봅니다. 구조적 폐쇄가 컸던 경우라면 수술 자체는 필요한 선택이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수술만으로 비염이라는 문제 전체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짚어야 합니다.
제 진료실에서는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점막이 자극에 반응하는 문턱을 서서히 올리는 방향의 치료를 봅니다. 체질과 증상 양상, 언제 어떤 자극에 반응이 심해지는지를 함께 살펴 처방과 침 치료를 병행합니다. 약을 완전히 끊는 것을 목표로 성급하게 접근하기보다, 반응의 강도와 빈도가 줄어드는 흐름을 확인하며 진행합니다.
영등포에서 수술 전후로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수술을 이미 받았든 앞두고 있든, 구조의 문제와 반응의 문제를 나눠서 보는 것이 다음 단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진료 안내
영등포미소로한의원은 5·2호선 영등포구청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있습니다. 화·목요일은 21시까지 야간진료를 운영하고 있어 퇴근 후에도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서희연 대표원장 · 한방소아과 전문의
